『왜 일하는가』 서평

일이라는 것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고, 때로는 일 때문에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좌절을 겪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 적이 있을까? 단순히 생계를 위해서인가, 아니면 자아실현을 위해서인가? 기시미 이치로의 『왜 일하는가』는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일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철학적이면서도 실용적인 통찰을 제공하는 책이다.

아들러 심리학이 전하는 일의 의미

기시미 이치로는 『미움받을 용기』를 통해 널리 알려진 아들러 심리학 전문가다. 이 책에서도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 개념을 바탕으로 일의 의미를 풀어간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일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는 점이다. 아들러는 인간을 사회적 존재로 보고, 우리의 삶과 행복이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일도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나의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일을 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단순히 성과나 보상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기여하고 있다’는 감각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의사는 환자의 건강을 돌보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며, 엔지니어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 이렇게 타인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야말로 일이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요소라는 것이다.

경쟁이 아닌 ‘공헌감’이 중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기존의 사고방식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은 ‘경쟁’에 대한 저자의 시각이었다. 우리는 흔히 일터에서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강박을 갖는다. 승진을 해야 하고, 성과를 내야 하고, 더 많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경쟁보다는 ‘공헌감’을 중심으로 사고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헌감이란, ‘내가 타인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있는가’를 인식하는 것이다. 즉, 일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라는 점이다. 만약 우리가 이런 관점을 가질 수 있다면, 매일 출근하는 것이 조금은 더 의미 있고 즐거운 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직업의 귀천이 없다는 말이 단순한 도덕적 원칙이 아니라, 실제로 모든 일이 타인과의 연결 속에서 의미를 갖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청소부가 없으면 병원이 제대로 운영될 수 없고, 택배 기사가 없다면 온라인 쇼핑이 불가능해진다. 결국 우리는 모두 사회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을 통해 성장하는 방법

이 책은 단순히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조언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일을 하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완벽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조언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실수를 두려워하고,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만, 저자는 실수를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또한, ‘어떤 일을 하든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우리는 종종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가치 있는가?’라는 회의감을 느낀다. 하지만 저자는 일의 가치란 주어진 환경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태도로 일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설령 지금 하는 일이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그 안에서 배울 점을 찾고, 작은 성취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다

책을 읽으며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결국 ‘일의 의미는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라는 메시지였다. 우리는 때때로 일이 지겹고 힘들다고 느낀다. 하지만 일을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타인에게 공헌하는 과정’으로 바라본다면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일이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을 통해 어떻게 성장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하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직업의 종류보다도, ‘어떤 태도로 일에 임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단순히 월급을 받기 위해 일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역할을 통해 타인에게 기여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마무리하며

『왜 일하는가』는 일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꿔주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일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저자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바라보라고 말한다. 일이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드는 요소라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출근길이 조금은 가벼워질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일상 속에서도, 작은 의미를 찾고, 타인과의 연결 속에서 스스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일이 힘들고 지칠 때, 혹은 내가 하는 일에 회의감을 느낄 때 한 번쯤 다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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